일하는 손, 브라운핸즈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기존의 존재해온 것들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한때’를 아는 디자이너. ‘잊혀진 것들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디자인이 이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브라운핸즈. 참! 지지하고픈 디자인 듀오를 만났다. 에디터 곽소영|포토그래퍼 신재은 ‘생명의 순환’, ‘자연의 고통’에 대한 의미있는 설치가 주요 작업이던 조각가 이준규는 잠시 어깨를 짓누르던 고민의 무게를 내려놓고 ‘가구’를 선택했다. 대기업 디자인팀에서 쳇바퀴 같은 일상을 보내던 제품 디자이너 김기석은 안정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가구’를 선택했다.브라운핸즈(Brown Hands)로 의기투합한 이준규와 김기석은 영국 유학 시절 각각 순수미술과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성향이 비슷했던 그들은 상대방의 작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일요일마다 열리는 세컨핸즈마켓에서 마주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친분이 생겼다. 어쨌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은 2년 이준규가 브라운핸즈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진전됐다. 유행에 따라 많은 게 달라져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는 물건이란 생각에서 ‘가구’를 선택한 브라운핸즈.현대화된 제작 방식으로는 그들의 감성과 정서를 전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두 디자이너는 청동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옛 주조방식(흙 틀에 녹인 쇳물을 부어 만드는)으로 물건을 만든다. 주물생산, 조립, 겹겹의 도장, 샌딩 공정까지 모든 제품은 90%이상 수가공으로 완성하는 것. ‘도로와 인도가 아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오솔길’처럼 인위적인 느낌을 줄여가는 것이 그들이 이 과정을 고집하는 이유다. 작업실 안쪽의 검은색 ‘크라운’ 테이블은 한 달간 땅속에서 묻어두는 과정을 거친 테이블로 그 결과 기대 이상의 꾸밈없고 불규칙한 질감을 얻었다. 메인 아이템은 테이블 ‘커넥션’은 사람의 다리에서 연결과 완충 작용을 해주는 물렁뼈의 역할을 하도록 테이블 다리와 상판 사이에 가죽을 적용하기도 한다. 작업 하나하나가 그들의 정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제품의 이름 역시 독특한데 ‘신데렐라 펌킨’, ‘캡틴 훅’, ‘오리온’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반영한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은 오롯이 브라운핸즈만의 한결같은 완성도를 갖는 것도 장점이다. 놀이터의 오래된 그네, 녹이 슨 대문, 아버지가 만들어준 장난감처럼 잊혀지지 않는 따뜻한 정서를 작업의 소재로 사용하는 디자이너, 꾸준히 늘려갈 그들의 의미 있는 작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문의 www.brownhands.co.kr